많은 직장인들이 매달 월급을 받으면 카드값을 내고, 공과금을 정산한 뒤 남은 돈을 주거래 은행의 일반 입출금 통장에 그대로 놔두곤 합니다. "언젠가 쓸 비상금이니까", "투자는 겁나고 적금 들기엔 묶여 있는 게 싫어서"라는 이유로 말이죠.
방치되는 아까운 여유 자금들
하지만 시중은행의 일반 입출금 통장 금리는 연 0.1% 안팎에 불과합니다. 100만 원을 한 달 동안 넣어두어도 이자는 단돈 몇 백 원 수준이며,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사실상 가만히 앉아서 돈의 가치가 깎이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언제 쓸지 모르는 돈을 1년짜리 적금에 묶어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럴 때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되는 금융 상품이 바로 증권사의 CMA(Cash Management Account, 자산관리계좌) 통장입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나오는 CMA 원리
CMA는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은행 통장과 똑같이 작동합니다. 오늘 넣었다가 내일 빼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율은 일반 통장보다 훨씬 높을까요?
그 비밀은 돈을 굴리는 방식에 있습니다. 은행은 우리가 맡긴 돈으로 대출을 해주고 그 마진을 이자로 돌려주지만, 증권사의 CMA 통장은 고객의 돈을 받아 매우 안전한 단기 금융 상품에 직접 투자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이자 형태로 우리에게 매일 나누어 줍니다.
쉽게 말해, 일 년 약정 이율을 365일로 쪼개어 매일 밤마다 내 통장에 차곡차곡 이자를 꽂아주는 시스템입니다.
요즘은 각종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CMA 통장들이 많습니다. 최대 4% 처럼 금리가 높으면 한도가 보통 200만원 정도로 정해진 제품들이 많아 다양하게 비교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RP형 vs 발행어음형 비교
막상 CMA 통장을 만들려고 증권사 앱을 켜면 종류가 여러 가지라 당황하게 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장 대중적이면서 금리가 높은 두 가지, 'RP형'과 '발행어음형'입니다.
첫째, 가장 안정적인 뼈대가 되는 RP형(환매조건부채권)입니다. RP형은 증권사가 가진 아주 안전한 채권(국공채 등)을 담보로 삼아 내 돈을 굴리는 방식입니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면 안전한 채권을 담보로 보관해 주고, 나중에 정해진 이자를 붙여서 다시 사갈게"라고 약속하는 구조입니다. 담보물이 국가에서 발행한 채권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매우 높고 안전한 자산 관리의 정석으로 꼽힙니다.
둘째, 조금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발행어음형입니다. 발행어음형은 우리나라의 초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대형 금융사)들만 취급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입니다.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어음을 발행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고, 이 자금을 굴려 이자를 지급합니다. 따로 국공채 같은 담보물을 지정하지 않고 오직 증권사의 '신용' 하나로 거래하기 때문에, RP형보다 금리가 보통 연 0.3%에서 0.5%가량 더 높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실전 선택 가이드
"예금자보호도 안 된다는데, 대형 증권사 신용을 믿어도 될까요?"
CMA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분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이론상 발행어음형은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증권사는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 초우량 대기업 금융사들뿐입니다. 사실상 이들이 문을 닫을 확률은 국가 부도 급의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지극히 낮습니다.
따라서 일상적인 비상금이나 소액의 여유 자금을 굴릴 계획이라면, 굳이 이율이 낮은 RP형에 묶어둘 이유가 없습니다.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발행어음형 CMA를 선택해 매일 쌓이는 이자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이번 기회에 은행 앱에 잠들어 있는 내 월급 잔액을 확인해 보고, 단 0.1%라도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대안으로 자금의 위치를 옮겨보는 것부터 실전 재테크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